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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광고를 보면서 [0]

김홍우(khw***) 2017-11-09 2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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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광고를 보면서

 

근자에 들어서 보청기 광고를 예전 보다 더욱 자주 보게 됩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청력기능이 날로 저하되고 있다는 것일까요.. 그래서 귀로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새로 나온 보청기가 더 발전하고 가격도 싸졌으니 기존의 것과 교체하여 사용해 보라고 하는 것일까요.. 광고에 보니 크기도 초소형이라서 그 착용여부를 주변 사람들이 알 수 없다고도 하고 또 아예 수술을 하여 귀 근처 피부 속에다가 넣어주는 것도 있다고 하는군요. 이곳 산골마을에 사는 제 주변 어르신들 몇몇 분들도 귀가 어두워져 들리지 않는 답답함을 자주 호소하기도 하고 또 보청기 착용의 불편함을 말씀하기도 하는데.. 좋은 소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이렇듯 보청기 이야기가 자꾸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려오는 것은 아마도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는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허허스런 마음으로 하게 됩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 역시점점 더 보청기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세월의 암시일까요 허허...

 

돌이켜 보면 지금껏 살아오면서 듣지 못하는세월을 지나온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어릴 적에 수영을 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가서 윙하는 소리가 날 때나 치통으로 잇몸과 볼이 부어올라 귀가 멍 할 때 그리고는 귀를 과도히 후비다가 상처가 난 때문인 것이 분명하여 귓속에 약을 바르고 약솜으로 막고 다닐 때 등을 제외하고는 항상 정상적이고 당연하고 마땅한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이 잘 살아왔고 지금도 역시 아무런 이상이 없이 미세한 소리까지도 잘 듣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사치스러운 생각해 봅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두 손으로 귀를 막아보거나 귀마개를 하여 보기는 합니다만 그저 아하 매우 불편한 상태로구나하는 것은 알게 되지만 그 이상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고통과 답답함과 불편함을 피부체험 적으로 즉 완전한 내 것으로 생생하게 느끼거나 하지는 못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어쩔 수 없는 느긋한 마음가짐 때문이 분명합니다. 즉 답답하면 언제라도 금방 귀마개를 빼어 버리면 순식간에 해결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이며 현실이기 때문인 것이지요.

 

그래서 저와 같이 제 삼자 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듯 쉽게 해결 할 수도 될 수도 없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들리지 않는 고통과 답답함에 대하여서는그저 수박 겉핥기 정도의 이해 정도에만 머무르게 되고 맙니다. 즉 마치 몸이 아파 병원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서는 가엾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기는 하지만 그 고통을 둘로 쪼개어 네 것 내 것으로 나누어 가질 수는 없는 것이고 다만 자신도 그렇게 아파보아야만 그때서야 그 아픔과 심정이 어떠하였는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그렇게 아파 보기를 원할 수는 없는 일 그저 모두 모두 건강들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귀에 질환이나 또는 노쇠함으로 인하여서 오랫동안 듣지를 못한 사람들 중에는 상대방의 입술을 읽는기술(?)을 갖게 되는 경우도 생겨난다고도 합니다. 아주 미세한 입술의 움직임도 정확히 구분하여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낸다고 하니 참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글쎄, 물론 누구나 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그 정확도에 대하여서도 충분히 충족되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이겠지요. 그 보다는 수화(手話)들을 많이 배워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은 TV 뉴스 시간 등에서 화면 한 편에 수화통역사가 등장하여 부지런한 손짓으로 뉴스의 내용을 알려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들의 등장과 장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또한 그만큼 듣지 못하는 이들의 수가 자꾸만 더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게 아니고 다만 그렇게 불편한 이들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듣지 못하는 이들을 향한 서비스의 모양과 배려이기를 더욱 바라지만..

 

보청기(補聽器)라는 물건은 아직까지는 나이 많은 노인들을 상대로 또 이용고객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줄로 압니다. , 물론 젊은이든지 어린이든지 보청기를 사용하여야 하는 안쓰러운 경우들이 없지 않아 있지마는 대부분의 경우는 노쇠()함으로 인한 청력(聽力)의 기능저하의 경우 즉, 노인들의 생활보조 기구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양이지요.

 

엄마, 안 들리면 좋지요 뭐, 듣기 싫은 소리 욕하는 소리도 하나도 안 들리고

 

허허, 연세가 이미 구십 수에 벌써 들어선 어머니에게 육십 대의 아들이 그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었고 좌중도 허허 하며 따라 웃기는 하였지만 그 소리마저도 듣지 못하시고 뭔 일인가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서는 오히려 조금은 안도 하였습니다. 그래요, 세상에 듣기 좋은 소리보다는 오히려 귀 닫아 버리는 싶은심기의 불편을 북돋우는소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는 하겠습니다만, 그러나 그렇다고 귀를 닫고 사는 것이 평안함을 주는 것은 역시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 어르신이 갑작스런(!) 말씀이 쿵 하고 제 마음에 울려옵니다.

 

“... 교회에 나가도 너무 답답해요. 목사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도 하나도 모르겠고...”

 

, 목사님이 바로 저입니다. 그리고 이 어르신은 우리 교회 권사님이시며 예전에 주일 예배시간 때면 늘 맨 앞자리에 앉으셔서 잠깐이라도 자세를 흐트러뜨리는 일이 없으셨던 분이었습니다. 물론 이제는 높으신 연세만큼이나 편찮으신 곳도 여기저기 있어서 거동도 불편하시고 그러한 연유로 주일 예배에 나오시지 못한지 벌써 2년여가 다 되어가고 있는 형편입니다만.. 이렇게 가끔 씩 심방을 와서 권사님의 현재와 상황을 뵙고 들을 때마다 목사 된 이로서 긴 한숨을 안쓰러움으로 내쉬게 됩니다.

 

너희 중에 아픈 사람이 있느냐 손을 얹고 기도한 즉 나음을 입으리라.”

 

는 성경 말씀을 부여잡고 올 때마다 손을 얹고 회복의 간구 기도를 이어하곤 하지만 그러기를 2년여..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으신 것인지.. 목사의 기도능력이 닿지 못하는 것인지..(물론 그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또는 이제는 연세도 구십 수를 벌써 넘기신 만큼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지간한 것에는 일부러라도 귀를 닫고 여생을 사시는 것이 몸도 마음도 편하신 것인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벌써 한 참 전 조금씩 귀가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보청기를 사용해 보신 적이 있다고는 하시는데 그 착용이 불편하기도 하고 또 귀가 아프기도 했던 경험이 선명하신지라 지금은 자녀들과 이웃이 권하는 보청기 착용에 대하여서 강하게 손사래를 치시기를 연속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금 저렇게 TV에서 아주 작으면서도 성능은 더 좋은 보청기’, 그래서 착용하기도 편하고 간단한 수술로 몸속에 넣을 수도 있는 보청기’,의 광고들을 보고 있자니 한 번 더 조근 조근 권해 드려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는 마음이 일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쯧, 침을 꿀꺽 삼키는 것으로 가라 앉혀 버리게 됩니다.

 

그래요.. 들려지는 많은 소리들.. 보이는 많은 모양들.. 그리고 내 몸으로 닿게 되는 많은 일들 중에 많은 것들이 사람들에게 고단함과 고통을 주고 불편함과 마음 상하며 화를 내게도 하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외면하며 돌아서게도 하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세월이 흐르게 하시고 어느 시점이 되었을 때에 귀도 어둡게, 눈도 어둡게, 몸도 쇠약하게하셔서 그러한 것들과 격리를 시켜주시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은 무조건 손을 얹고 여호수아와 갈렙 같이!!”를 힘 있게 외치기는 합니다만

 

이제는 그 동안에 모든 시달림을 만들어 주었던 것들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수고의 일생을 지낸 만큼 평안히 쉬다가 하나님이 부르실 때에 기쁘게 순종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만들어 놓으라는 아니 만들어 주시는 만년에 은혜 부어주심이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고 또 그렇게 믿는다면 굳이 보청기를 통하여 들리는 사람들의 말소리들 보다는 이제는 내 영혼의 귀를 더욱 활짝 열어서 늘 내게 들려주시는 성령의 음성을 더욱 선명히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람의 육신은 쇠퇴하니 두 귀 또한 그 기능을 놓게 되지만 사람의 영혼의 귀는 그러하지 아니하니 세상의 모든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지지 아니할 때에 더욱 선명히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겠습니다.. 권사님,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평안하시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주님의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기도 합니다.

 

산골어부  201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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