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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얼굴들로 보는 세월 (13) 브루스 윌리스 [0]

김홍우(khw***) 2017-12-06 1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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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얼굴들로 보는 세월 (13)

 

다이하드 브루스 윌리스

 

부르스 윌리스의 본격 한국 등장은 아무래도 영화 다이하드 Die hard’가 본격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윌리스는 저와 같은 해(1955)에 태어났지만 생일이 저보다 20일 정도 늦으니 동생입니다. 허허.. 그러한 이의 흘러간 세월을 이야기 하자니 쯧쯧 하는 심정이 되기는 하지만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함의 대명사가 세월이라는 이름인지라 길고 깊은 한숨을 내쉬어가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봅니다.

 

19889월쯤이던가.. 단성사 극장에서 다이하드가 개봉되었을 때 곧 장안의 화제가 되었지요. 사람들은 새로운 액션’ ‘대단한 액션이라고 말들 하였습니다. 과연 그랬습니다. 감독인 존 맥티어난은 이 영화에서 대단한 액션 연출솜씨를 보여 주었는데 이후에 이런 계통 류 쪽 영화들의 원조가 되었습니다. 시종일관 한 고층빌딩 건물 안에서 벌어지는 인질극 영화임에도 관객들의 눈은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화면에 꽂히게 하였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음은 물론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였습니다. 20년이 다 된 영화이지만 지금 다시 보아도 여전히 보는 이들을 몰두 하게 만드는 대단한 액션 명작입니다.

 

1편의 대히트에 힘입어 2편이 나왔고 그 역시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3편이 나왔고 또 4..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5편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이 하드가 상열 될 즈음에는 벌써 영화관 나들이가 매우 뜸해졌던 시절이기도 하였기에 그 후에 몇 편까지 나왔는지는 기록을 찾아봐야 할 것 같군요. 아무튼 그렇게 윌리스는 다이하드 와 세월을 함께 하였습니다.

 

윌리스는 잘 생기기는 하였지만 조각미남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그저 텁텁한 이웃집 아저씨 분위기를 풍기는 생김입니다. 아마도 다이하드의 흥행 성공에는 그의 그런 분위기가 단단히 한 몫을 하였을 것 같은데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의 허를 찌르는 고도 액션 어쩌면 감독의 계산이 들어간 것 이겠습니다마는 아무튼 액션을 떠난 윌리스는 그저 평범함 그 자체여서 예를 들면 여우 골디 혼, 메릴 스트립과 함께 나왔던 영화로서 조금은 좌충우돌 난상 허무 맹랑 코미디류로 구분할 수 있는죽어야 사는 여자 (Death Becomes Her, 1992) 같은 곳에서의 역할은 전혀 윌리스의 매력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지요. 누가 그 역을 맡았든지 똑 같았을 것이라는 혹평들도 무성하였습니다. 어떤 역에 누구를 캐스팅 할 것인가 그 역시 감독의 역량이겠지요.

 

윌리스는 느와르 쪽 액션에 이어서 태양의 눈물이나 하트의 전쟁같은 전쟁물 그리고 아마겟돈’ ‘써로게이트’ ‘식스센스에서도 역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아무래도 그는 펄프픽션이나 레드’ ‘마지막 보이스카웃그리고 ‘12몽키즈같은 영화들에서 자신이 적역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씬 시티같은 판타지 느와르 괴기 범죄 영화에서도 제 몫을 다하였는데 한 가지 꼭 짚고 넘어 가야 할 것은 윌리스는 매 맞는 역을 잘 한다고 하는 것이지요. 끔찍할 정도로 얻어맞기를 수차례 반복하지만 그야말로 녹초가 되어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결국에는 상대를 제압하고 승리하는 모습에서 그와 같이 몸도 마음도 얻어맞으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고도 평가되고 있습니다. 허허.

 

어떤 영화 평론을 보니 윌리스가 출연하는 영화들이 인공 피()’를 가장 많이 사용 한다고 하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듯 유혈이 낭자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절체절명의 와중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농담을 구사하는 등 여유 있는 척(?)하는 모습은 윌리스에게 잘 어울리고 매력을 더해 줍니다. 아내를 구하고 동료들과 시민들을 구하고 급기야는 지구를 구하기 위하여서 무척이나 고생하고 그 과정에서 무수히 얻어맞고 풍전등화 같은 상황 속에서도 기적 같이 벗어나면서 적을 무찌르는 윌리스는 스크린 속에서 고생을 가장 많이 하는배우입니다.

 

다이하드에서 맨발로 유리조각들을 밟고 뛰면서 건강미 넘치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던 윌리스 그때는 머리숱도 많았는데 언제가 부터는 빡빡머리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그의 캐릭터로 굳어졌습니다. 들려오는 바로는 자꾸만 머리가 더 벗겨지기를 신속히 계속하였기 때문에 대머리 보다는 빡빡머리를 택한 것이라고 하는데 허허 그 심정 이해가가면서 저쪽 거울에 비치는 제 머리를 슬쩍 쳐다보게 됩니다.

 

어이 윌리스, 나랑 동갑이면서도 생일은 내가 앞서니까 반말 좀 해도 괜찮겠지? 그 빡빡머리 생각 잘 한 거야, 화끈한 이미지의 변신이라.. 과연 자네 답구만 나 역시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차마 거기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빡빡의 원조 율 부리너, 그 대를 이어간 텔리 사바라스.. 그리고는 뭐 크게 이렇다 할 만 한 빡빡 스타가 없었는데 자네가 이어가고 있네 그려.. 그래 뭐 에잇, 파이팅!!” (이 심정 헤아려 주게나)

 

윌리스는 등장은 이미 80년대로 그의 나이 30대 중반이었고 이후 30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한 액션스타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참 대단합니다. 언젠가 다이하드 4.0’을 비디오로 보면서는 윌리스의 모습이 보여주는 세월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어서 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그의 현란한 액션 모습에 박수를 보냈는데 이제는 모두 헤쳐 모여식으로 만들어진 익스텐더블같은 영화에서 왕년에 각각 한 가닥씩을 하면서 시절을 풍미하였던 액션스타들이 서로 모여 상대의 흰머리와 주름살을 확인하면서도 또 애써 끙 마음 속 위로의 다림질로 서로를 만져주고 펴주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는데 그럭저럭 흥행에는 성공을 하였다지만 저와 같은 나이 대의 관객들에게는 긴 한숨을 뿜어내게도 하였습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지어내기는 하지만 곧 그 속 깊은 곳의 정감어린 눈빛으로 돌이켜지는 윌리스의 연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과연 연기자는 연기자이구나 하는 감탄이 새어나오게 됩니다. 그저 어두운 사회 그늘 아래 구석진 곳에서 사정없이 얻어터지는 역할의 달인 윌리스는 그러나 결국에는 그렇게 얻어터지고도 이기는 자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비슷한 처지와 상황에서 얻어맞으며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도 용기도 그리고 희망도 주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도 풀어 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전능의 슈퍼맨, 박쥐인간 배트맨, 망치 휘두르는 토르, 원더우먼, 캣 우먼 그리고 방패 들고 뛰어 다니는 초능력자 들이 판을 치고 있어서 평범한 이의 설자리가 없어 보였는데 윌리스가 새로운 깃발을 들었습니다. 하긴 그래서 그의 평범함도 한 순간에 특별한 것이 되어버리기도 하였지만 벌써 오래 전 막 돼먹은무법자 영화들이 판을 칠 때에 거기에 대한 반항 이었을까요.. ‘당나귀 무법자까지 나와서 없는 자 못난 자의 자리도 마련하여 달라고 심하게 몸부림을 친기도 하였는데, 능력은커녕 외모부터도 평범한 이들이 설 자리라고는 벼랑 끝 외에는 없는 형국으로 치달아 가는 중에 윌리스 같은 캐릭터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약자가 곧 패자이고 권선징악의 정도(正道) 개념 따위는 담배 피는 호랑이식의 동화책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작금의 시대에 윌리스는 그 아저씨의 정의로운 명품 액션을 보여 주었습니다.

 

윌리스 이제 63살인데 좀 더 액션을 보여주려나.. 그러기를 기대하지만 혹시라도 늙은이의 몸부림이나 발버둥이 되지 않기를 또한 기원합니다. 좀 더 솔직 하자면 그의 모습에서 나의 세월을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이 또한 63살 초보 노인의 몸부림이고 발버둥이라 하겠지요. .. 그래요.. 의연함으로 세월의 배를 타고 유유자적 흘러가는 이 과연 누구이겠는가...

 

다이하드 1편을 보면서 열렬한 박수를 보냈는데.. 4편을 보면서는 나의 머리숱도 슬며시 확인하여 보게 되더니만 익스텐더블을 보면서는.. 그래.. 다 그런거지 뭐... 세월을 거스를 장사가 누구이겠는가... 두 손 들고 항복하게 됩니다. 영화 속 스타들이 얼굴들로 확인되는 시간의 흐름.. 세월의 강.. 거기를 떠가는 인생이라는 배.. 어떤 이는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하면서 애써 분장도 치장도 하면서 세월을 거부하는 용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물론 그러한 분발에 박수를 보내면서 동참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육신은 결국 조용해지는조용해져야만 하는결론을 품고 있지요.

 

‘Die hard’ 라는 말은 아주 센 고집을 가지고 있어서 죽이기도 힘들고 또 죽기도 어려운 상황을 일컫는 속어라고 하지요. 쉽게 우리말로 하자면 끝까지 살아남는 고집불통이라고나 할까요. 허허. 윌리스 수고했어요. 그동안 보여준 영화들 속에서 연기의 폭도 넓은 것이 증명되었으니 이제는 100살 장수 시대 노인들의 넉넉함을 담아내는 영화 속의 주인공의 모습도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 제목은 ‘Old hard’가 어떨까.. ‘늙기도 어렵고 힘들다는 식의 명제를 가지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으로서.. 라고나 할 까요 그러면 일찌감치 떠밀려나와 탑골공원에서 소일하던 이들도 가벼운 주머니 용돈을 탈탈 털어서라도 기꺼이 당신의 모습을 보러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참에 말하고 싶은 것 날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영화 관람료를 대폭 내립시다. 65세 이상은 무료로!!)

 

산골어부  2017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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