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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1955년도에도 생존" [0]

윤영노(rho***) 2017-10-31 2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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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에 활동했던 지구촌 정치 지도자 가운데 히틀러를 능가하는 지명도와 거명 횟수(擧名回數)를 갖고 있는 지도자는 단언컨대 없다고 확신한다.  같은 시대 라이벌이었던 처칠, 스탈린, 루스벨트도 히틀러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본다. 히틀러의 압도적인 '유명세'는 그를 악한(惡漢)으로 묘사하지 않으면 안 될 집단의 수요(需要)가 주된 이유일지도 모르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언론과 인쇄매체가 '총동원'되다시피 했다. 아무튼 히틀러는 본의 아니게 '글쟁이 업자'들에게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해 주어 결과적으로 출판업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셈이다.

히틀러와 관련된 주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그의 생존설이다. 역사 교과서에 쓰여있는 '공인 기록'에 의하면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 오후 3시 30분에 권총으로 자살했다. 그러나 히틀러가 자살한 시간 이후에 그것에 반하는 '살아있는 히틀러'의 목격자들이  끓임 없이 등장하는 바람에 4월 30일 자살설은 의문에 휩싸이게 된다. 필자도 히틀러 생존설과 관련된 글을 읽거나 본 적이 적지 않다. 예를 든다면 1968년 어느(장소 미상) 생일파티에서 정장 차림의 히틀러를 목격했다는 것부터 아르헨티나의 모처에서 목격했다든지 등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격담들의 공통점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사실'이라는 점이다.   

너무 많은 생존설 때문에 히틀러 생존설은 진부한 소재로 변질된 감이 있다.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생존설은 생각보다 생명력이 긴 것 같다. 엊그제 조선일보에 "히틀러, 1955년도에도 생존"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을 끌었다. CIA 기밀문서 공개로 드러난 것이라는 부제를 보고 뭔가 특별한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읽어보니 일개 정보원의 '주관적 사실'에 불과한 것이었다. '코드명 CIMELODY3'이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 내용은 1955년 콜롬비아에서 히틀러를 목격했다는 것인데, 정보원이 직접 목격한 건지 첩보원의 이야기만 듣고 보고서를 작성한 건지 불분명하다. 이미 저작물 시장에 범람하던 유사한 내용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그렇고 그런 내용의 보고서를 왜 기밀로 분류하여 보관했는지 의문이 들면서 1968년 45월 경 동아일보 외신 기사가 떠올랐다. 소련 당국이 히틀러 사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내용이었다. 히틀러가 죽은 지 23년이 지난 시점에 뜬금없는 공식 발표라니.. 그렇다면 발표 이전에 돌아다니던 히틀러 자살은 공식 발표가 아닌 풍문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후 읽었던 관련 서적이나 자료를 종합해 보면 1945년 4월 30일 오후 3시 30분에 히틀러가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개연성이 매우 높다.  당시 히틀러의 자살 현장은 소련군의 배타적 관할 지역이었다. 히틀러가 자살했다면 그 시간에 이미 베를린에 들어와 있던 소련군이 히틀러 시체를 확보했을 것이고, 본인 여부인지 확인 절차를 밟았을 것이다. 소련 당국이 1968년에 히틀러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는 것은 그 이전엔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고, 당시에 히틀러의 자살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23년이 지난 후에 발표한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자살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섣불리 발표했다가 어디선가 히틀러가 나타나 '여기 나 이렇게 살아있다'라고 했다간 '狗망신'이기 때문에 섣불리 발표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공식 발표를 마냥 미룰 수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궁지에 몰린 소련이 23년이 지난 시점에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슬그머니 죽었다고 발표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1968년이라면 히틀러 나이가 80세(1889년 생)가 되니까 생존 가능성도 낮고, 세인들의 관심도 떨어졌을 것으로 판단한 소련 당국의 관계자가  용감하게 '그냥 죽었다고 발표해 버려!'라고 해서 발표한 게 아닐까 추측된다.  아무튼 그 후 히틀러가 '나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라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소련의 그 관계자 '용단(勇斷)'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언젠가 서로 다른 글에서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히틀러를 목격했다는 '크로스 증언'을 본 적이 있다. 첫 번째는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3시 30분 이후인 4시쯤 템펠호프 공항 활주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조종사가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이 참모들과 뒤섞여 비행기에 탑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글에선 같은 장소인 템펠호프 공항에서 Ju52에 탑승하고 있던 사병들 가운데 한 사람의 목격담이다. 그 목격담은 정확하게 4시 15분에 회색 제복을 입은 히틀러가 고위 관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목격담은 시간과 장소의 일치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높아 보이고, 이게 사실이라면 히틀러의 3시 30분 자살은 명백한 허위일 수 있다.

이 밖에 1946년 아르헨티나 마젤란 해협 부근에서 독일 U보트가 빈번하게 출몰했고, 이 가운데 좌초한 잠수함이 아르헨티나 신문 기사에 실린 팩트도 존재한다. 독일이 항복한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이 U보트들이 연료와 식량은 어디서 공급받고, 그곳에서 무슨 목적으로 활동했는지 설명은 없다. 호사가들은 히틀러가 템펠호프 공항에서 노르웨이로 탈출한 후 그곳에서 잠수함을 타고 남극의 비밀기지로 탈출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위의 U보트도 그것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다. 꿰맞추면 그럴싸 한 추리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추리를 다음의 팩트에 연결해보면 더 그럴싸한 추리가 된다. 1946년 어느 날 중무장한 미국 해병대 5,000명이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남극에 투입한 것은 엄연한 팩트다. 무인 대륙에 맹수도 살지 않는 그곳에 중무장한 병력이 투입된 이유와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보고 철수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히틀러 생존설을 다룬 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르헨티나와 남극이며 넓게는 칠레 등의 남미지역이다.  그곳 어딘가에 히틀러가 살아 있을 것으로, 아니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투로 강조하고 있다. 위 CIA 기밀문서에서 밝힌 목격 지점도 남미인 콜롬비아였다.  

지금 이 시간 히틀러가 살아있다면 128세다. 확률상으로  매우 낮지만 생물학적으론 생존이 불가능한 연령은 아니다. 히틀러보다
3년 먼저 태어난 할머니가 올해 131번째 생일을 맞이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교하면 히틀러는 3년이나 젊은 나이다. 채식주의자에 숲 등 청정지역을 좋아한 히틀러의 개인적인 취향을 감안하면 체질적으로 장수형일 것으로 추측하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히틀러의 생존설과 관련된 책들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최소한 베를린 지하벙커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것은 팩트가 아닐 공산(公算)이 커 보인다.  언젠가 남미나 남극대륙에서 히틀러의 시체라도 발견되었다간 1968년 소련의 공식 발표는 꼼짝없이 희대의 엉터리 발표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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