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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하십니까 [0]

김홍우(khw***) 2017-07-16 21: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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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하십니까

 

누구나 다 내가 가정이 사업이 평안하기를 원합니다. 그 평안(平安)의 평()자는 평평할 평자입니다 그리고 안()자는 즐거울 안자입니다. 그러니까 평평한데 즐거움이 있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지요. , 굴곡지지 아니한 형태와 상태를 말합니다. 평평한 길이 고단치 않고 위험하지 않으며 멀리 앞을 내다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마을에 수도공사가 있어서 도로며 둑길도 굴착기가 와서 파헤쳤습니다. 옆에는 금방 부어놓은 흙무더기가 높이 쌓였고 파낸 자리는 깊은 구덩이가 되었으며 사람들이 늘 밟고 다니던 평평한 길은 위험 공사중팻말로 막혔습니다. 물끄러미 그 모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머리에 스치는 것은 무언가를 높이 쌓으려면 어딘가 평평한 것이 없어지고 깊은 구덩이가 생기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구나...

 

, 사람의 지나친 욕망의 추구도 이와 같다는 생각입니다. 단 시간 내에 남들 보다 높아지려고 하면 먼저는 자기 주변 환경의 평평함이 없어지고 커다랗고 깊은 위험한 구덩이를 파 놓는 모양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처럼 파헤쳐져서 없어져버린 이전의 평평함속에 평안(平安)이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수도공사로 파헤치고 쌓아놓은 흙더미는 다시 구덩이에 부어넣어지고 메꾸어지면서 먼저의 모습이었던 그 평평함이 되돌려집니다.

 

문제는 사람인 것이지요. 사람의 경우는 한 번 높아지면 그렇듯 높아지게 되는 데에 싫든 좋든 일조하였던 주변의 모양들의 현재에 대하여서는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자고하고 교만해지면서 다시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습니다. 공사장의 흙더미처럼 다시 그 구덩이에 부어지는 모습을 용납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러한 이들이 있는 자리는 다시 평평해지지도 않고.. 된다고 하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평평함의 대표 모양은 아무래 바다 수평선입니다. 수평선은 잔잔함의 상징인데 그 수평선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파도가 치는 때입니다. 출렁거리는 파도로 인하여서 수평선은 망가지고 무너뜨려지면서 수평의 모습은 사라져 버리지요. 혹 마음이 잔잔하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뭔가가 당신의 마음을 출렁이게 하여 그 잔잔함을 무너뜨려 없애고 있기 때문입니다. 염려 근심 걱정 불안 의심.. 등입니다.

 

평안(平安)한 삶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래서 먼저는 내 앞에 전개되는 평평함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매일 겪는 그저 그런 날의 평범함 속에 축복이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저녁에 들어온 남편, 평소처럼 학교 갔다 온 아이, 시장에 가서 콩나물과 꽁치를 사온 주부, 특별할 것 없이 늘 비슷한 수입의 하루 장사, 밥과 김치 된장찌개의 저녁 밥상.. 그 모두가 특별하지도 특이하지도 별스럽거나 화려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평평한-’모양들이지만 사실은 거기에 빛나는 진주 같은 행복들이 숨어 있습니다.

 

당신은 평소처럼 걸어 다니지만 그렇게 한 번 걸어보는 것이 평생소원인 사람도 있습니다. 평범한 출근이고 늘 하는 등교 하교이지만 당신이 모르는 어느 구석진 작은 창가에서 살며시 내다보며 손가락을 입에 물고 부러워하는 이가 있습니다. 초라한 밥상이라도 가족들과 둘러 앉아 먹어보았으면.. 간절한 사람들도 있으며 빵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들어오면서도 힘차게 할머니-’하고 외치는 개구쟁이 손자의 목소리를 한없이 듣고 싶어 하는.. 그래요.. 그런 할머니도 우리 중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는 당신의 평범함과 그 평평함의 모양을 깊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늘 언제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아니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고 자신의 행복을 더욱 크게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평범한 하루.. 그렇습니다. 그것은 마치 평평한 길을 가는 것과도 같고 큰 축복입니다. 거친 길, 돌밭 길이라도 어떻게든지 목적지에 가기는 하겠지만 지금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그 수고와 불편과 고단함이 어떠할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나 자신의 현재를 깊은 심호흡으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 나의 모습들.. 그저 그렇고 그런 모양들.. 예를 들면 내가 30.. 50.. 코로 숨 쉬며 살아온 것조차도.. 지금도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힘든 숨을 몰아쉬면서 제발.. 제발.. 당신처럼 그렇게 그냥 코로 숨쉬어보기를-’ 간절히 원하는 누군가의 슬픈 눈망울이 있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그 모든 평범함과 평평함을 다 깨뜨리고 무너뜨리는 요동치는 날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은 나쁜 일 일 수도 있고 좋은 일 일수도 있습니다. ‘갑작스런 엄청난 손해의 날들이 있기에 그렇고 또는 뜻밖의 갑작스런 복권당첨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슬퍼하고 분노하며 깊은 낙담의 골 아래로 떨어질 수가 있고 또는 기뻐하며 소리치는 환호의 날들이 펼쳐지기도 하는 것이지만- 그 모두는 결국 지나가 버린다라고 하는 부동의 진리는 그래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즉 다시 평범함과 평평함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파도가 가라앉고 수평선이 다시 보이는 것입니다.

 

혹 기뻐 소리치는 환호의 모양을 오래 오래 붙들어 두고 싶은 이들이 물론 있겠지만 환호로 이어지는 경탄과 감탄과 감동의 유지는 한 호흡의 모양에서 더 이상 길게 나가지도 이어지지도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철인의 말처럼 춤추는 시간은 짧고 주저앉은 시간은 길기만 하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자신이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그 모든 일들이 그렇듯 짧기만 했던 시간들속에 녹아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되며 탄식하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잔잔한 마음도 필요하고 격동하는 심정도 필요하지만 그렇듯 잔잔함 마음이 백배는 더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실수들 즉, 성급함과 만용 등으로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들은 바로 격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격동의 마음도 필요할 때가 또한 분명 있기는 하지만 실수하지 않게 하고 선명한 구분선을 갖게 하여 인생 안에 유익함을 얻게 하여주는 것은 바로 잔잔한 마음입니다. 누구나 다 평안(平安)하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그 평안이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 것인가를 그래서 잘 알아야 합니다.

 

평안(平安).. 그래요 날마다 되풀이 되는 평평한 보통의 날들이라는 생각 속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날마다 속에 깃들어 있는 즐거움을 찾아 그저 평평한 길을 날마다 기쁨과 감사함으로 걸어가는 진정한 평안(平安)의 사람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산골어부  2017-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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