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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0]

윤숙경(apo***) 2017-07-16 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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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거의 10여년 만에 고국에 도착해 시차 조차 극복 못한 어느 날, 나는 정신 없이 잠만 자고 있었다. 언니가 왔다며 어머니께서 깨우신다.

 

 방이 몹시 춥다. 연탄 방이니 아래 목 만 따뜻하다. 벽이 얇은 지 성애까지 끼지는 않았지 만 위 풍이 센 것이 푸른 색의 벽지를 더욱 차게 만든다. “어서 오셔요!”로 시작해서 식사 전에도 식후에도 우리 세 자매와 어머님은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부모님께서 어떻게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 사시느냐는 나의 질문에, “그래도 전에 사시든 곳에 비하면 여기는 좀 나은 편다라는 언니의 설명이다.

몇 년 만에 뵌 부모님께서는 눈에 띄게 연로 하셨다.

특히 아버님께서는 벌써 팔순을 뒤로 하고 계셨으니까. 그러 실만 하다고 당연시 했다.

 

나의 아버님의 고향은 송파다. 거기서 나시고 자라시고, 가정을 이루시고 애들을 키우시고, 아무튼 송파 분이시다.

아버님께서 하시던 사업이 부진 해서 이사를 한번 해 보자고 어머님께서 안을 내셨을 때도, 나는 이곳이 아니면 못 산다고 하시어서, 다시는 그런 이야기를 못 꺼내 셨다고 한다.

 

언니는 어머니께서 사셨던 그 곳은 나도 알 만 한 곳이라고 했지만 십 년 넘게 변한 강산 때문에 전혀 그곳이 어딘지 상상이 안 된다.

 

허긴 팔십 년대 초였으니,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뀔 때이다.

당시로 말하면 강산이 변하는 데는 과장 해서 1년이 체 안 걸릴 때다.

 부모님께서 먼저 사시던 곳은 현대 화의 파도에 밀려 온 혼란이, 태고의 정적을 깬 곳이 라고 한다.

 예로 즐비한 가 건물에 시멘트 블럭 집이며, 아직 비포장의 도로며 길거리의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 하며 거기다 돼지 사육 자들까지 몰려 든 대한민국의 수도의 변두리다.

 

 우리에서 흐르는 돼지의 오물이 방치 되어, 스스로 길을 찾아 방향 없이 흐르는 살기에 아주 적당치 않은 곳이라고 했다.

 

어느 때도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을 더럽혀서는 안되었겠지만 특히 사업자들이 환경 보호란 개념을 무시 해도 되던 시절이 이었다,

 

돼지 우리 냄새 때문에, 여름을 어떻게 거기서 나셨는지 모르겠다라고 언니는 덧 붙인다.

 

두째를 돕고 나면, 넷째가, 첫째를 두둔 하면 다섯째가 투정을 하니 조용 할 날이 없으셨다. 우리부모님께서는 7남매를 두셨고 늘 이렇게 자식들에게 휘 둘려 사셨다.

 

 그 곳까지 가시게 된 동기도 다름 아닌 또 하나의 딸 내 때문 이었다.

 

사위 사업에 집 문서까지 내 주셨다. 그래서 종래에는 사시던 집을 정리 하셨어야 만 됐고, 이내 그 곳에 이사를 하셨는데 이 번에는 또 다른 딸이 모셔 온 모양이다.

 

아버지 앞에서 애교를 잘 부리는 넷째 딸의 배려에서다.

 

70년 초반, 도로 확장으로 우리 형제가 태어난 집이, 헐리고 고향 인 그 곳을 우리 부모님은 떠나야 만 하셨다. 그렇게 평생을 같이 울고 웃던 그 분들의 모든 이웃과 친지와 고향이 사라 졌다.

 

그리고 애들은 자기들의 길을 택해 모두 떠나고 이제 두 노인 만 남았다.

 그 것을 시작으로 해서 그 후에도 이사를 해야 만 했던 일이 몇 번 있었나 보다.

 그렇게 부모님은 방랑 자가 되었다.  실제로 고향은 단지 그 분 들의 기억 속에 만 존재 했다.

 

  칠 남매 중 둘째로 외 아들인 오빠의 사망 후 아버지는 가끔 다른 말씀을 했다. 

 때로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혼자 우시곤 했다.

처음에 자식을 잃은 충격에서라고 만 여겼던, 아버님의 '딴 말씀'그 돼지 우리 동네로 이사를 가신 후로 당욱 심해 졌고, 그것은 바로 치매로 이어 졌다.

 

차츰 외출에서 예정 시간에 귀가를 못하시더니, 밤을 지나 다음 날 아침에야 돌아 오신 적도 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식사 준비하는 동안이라 던가, 아니면 다른 어떤 작은 계기로, 잠깐 만 소홀 하시, 아버님께서는 입고 계신 그 대로 길을 떠나 셨다. 예로 잠 옷 바람으로,  어떤 때는 반대로 진 흙의 신발을 신으신 체로 단칸 방 실 내에 앉아 계시기도 했다.

 

결국 어머님께서는 외출은 고사하고, 아버님 곁을 떠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더하여 무엇이 그를 그 곳으로 유인했는지 모르지만, 어느 날부터, 어머님께서 잃어 버린 아버님을 찾아 내는 곳은, 하필하여 기다란 돼지 우리와 이웃 집 울타리 사이다.

 

그저 사람 하나 겨우 들어 갈 수 있는 넓이의 좁은 공간이라 고 한다. 거기에는 우리에서 의 악취는 물론이고 누구들인가에 의해 생각 없이 버려진 쓰레기와 연탄 재로 그나마  흐르던  돼지우리의 오물 곳곳이 고여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38Kg 몸 무게의 어머니는 예기치 못한 오물에 더럽혀진 아버지의 대한 감성적의 충격 보다, 신체적으로 감당 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더욱 당황 하셨다. 

 

 예로 왜 남의 길을 막느냐는 아버님의 대 노의 반항은 어머니께서 극복 해야 하는 첫 번째의 과제였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있었을 아버님과 당신의 목욕이며, 빨래가 상당한 신체적 부담 되었을 것은 요즘 이야기로 안 봐도 비데오다.

 

어머님께서는 계절이 여름이며 마당에 물도 있고 노인이 좀 벗으시더라도 큰 흉이 될 것은 없다라고 말씀은 하셨지 만, 목욕탕은 고사하고 울타리까지 온전하지 못한 집에서, 당연히 주인과 낮 선 이웃의 눈치까지 보셔야 했다.

 

여섯 딸 중 하나 만 빼고, 아들 손자 그리고 결혼 한 딸마다 볼 일이 있으면 아이들을 친정에 맡겼으니, 손자, 손녀아이들 마다 반 이상은 외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

 

이렇게 당신의 직계 일곱, 손자 손녀 열 셋, 모두 20명을 키우고 난 후의 "오롯한 부부 만의 노년 생활" 은 고사해 가고 있었다.

 

그 날 오후에도 할아버지가 또 나가 셨다는 주인 집 부인의 '할머니!'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어머님은 저녁식사 나물을 다듬고 계셨다. 역시 아버지는 또 그 곳에서 발견되었다.

맞딸 이름의 "누구 아버지'의 어머니의 애타는 부르는 소리에도 아버님은 이미 그 좁은 공간 깊숙이 들어 가고 있었다.

 

 아버님은 모셔져 내 왔다. 아니다. 아버님께서는 한 쪽 팔은 어머님께 붙들리고, 힘이 없는  다리는 중심을 잃고, 허공을 딛는 게 걸음으로 옆으로 옆으로 끌려 나왔다.

 

비청이는 아버님의 한 발은 양말 발이고, 두 분으로부터 나는 돼지의 오물 냄새는 다른 때와 다름 없었다.

그러나 그 날 아버님께서는 늘 내 시던 역정 대신 "여보! 내가 오늘 드디어 송파 가는 길을 찾았어!" 하시며 아주 오랜 만에 껄껄 웃으시며 만족 해 하셨다고 한다. 아니 아주 좋아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당신의 부모님과 외아들이 있을 곳으로 그는 갔다. 

 

  설사 그 곳이 타인에게는 돼지 오물에 썩어 가는 연탄재와 쓰러기가 쌓인 곳이 였을 지라도, 그에게는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고향가는 길이 였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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