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이슈 > 사회

사회

레드 라인(赤線未越論)과 가짜 전쟁(Phony War) [0]

윤영노(rho***) 2017-12-07 16:57:25
크게 | 작게 조회 212 | 스크랩 0 | 찬성 8 | 반대 0


 1939년 9월 3일, 이틀 전 폴란드를 침공한 독일군의 철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프랑스는 영국에 이어 즉각 독일에 선전을 포고했다. 히틀러는 프랑스와 영국이 선전포고를 하지 않을 것으로, 그렇게 되지 않는 쪽에 패를 걸고 폴란드를 침공했다. 세계 최강의 해군을 갖고 있는 영국과 세계 최강의 육군을 갖고 있는 프랑스를 동시에 상대할 힘이 독일엔 없었다. 독일군은 재무장한지 5년 밖에 안 된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히틀러는 영국과 프랑스의 선전포고 보고를 받자마자 망연자실한다.

폴란드 전역에 전력의 거의 전부를 전개시킨 독일군은 독불 국경에 배치할 전투부대도 없었고, 폴란드에서 작전 중인 부대를 서부로 옮길 수도 없었다. 전전긍긍하며 프랑스군 진지를 응시하고 있던 독일군의 눈에 믿기지 않는 이상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당신들이 쏘지 않으면 우리도 쏘지 않겠다'. 독일군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당연히 쏘지 않았다. 그런 상태가 다음 해(1940년) 5월 10일까지 계속되었고, 정작 독일군이 쐈을 때 프랑스군은 제대로 쏘지도 못했다. 그리고 6주 후 프랑스군은 두 손을 바짝 들어버린다. 이 시기를 흔히 가짜 전쟁(Phony War) 또는 앉은뱅이 전쟁(Sitzkrieg)라고 한다.

오늘 아침 신문에 강경화 외교장관이 CNN 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장착하는 기술을 습득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라고 말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문재인은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발언을 기회 있을 때마다 하고 있는데, 강경화의 인터뷰도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의 레드 라인論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레드 라인을 넘으면 꼼짝없이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해야 하는 데 그것이 이런저런 사유로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 같다.

강경화가 말한 '구체적인 증거'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그 기술(핵탄두 장착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않았다면 확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을 것이고, 그 기술은  언젠가 확보할 것이라는 점이다(이미 확보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재작년 김정은이 탄두에 장착할 소형화한 핵탄을 만지작거리며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신문에 실린 적이 있다) 

강경화나 문재인이 말하는 '레드 라인을 (아직) 넘지 않았다(赤線未越論)'는 서두에서 언급한 프랑스군이 독일군을 향해 걸어놓은 '당신들이 쏘지 않으면 우리도 쏘지 않겠다'라는 기상천외한 현수막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마치 나를 죽이기 위해 내 앞에서 칼을 만들고 있는 적을 방치한 채 칼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방해하지 않을 게 마음 푹 놓고 만들어..'  

   

 ICBM에 핵탄두 장착, 재진입, 종말 유도 기술 따위는 종심 거리가 짧은 한반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선 사거리 500km 내외의 중단거리 미사일이면 충분하며, 북한은 이미 이것을 확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ICBM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며, 그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레드 라인이 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난센스다. 미국의 레드 라인과 우리의 레드 라인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78년 전 프랑스가 '당신들이 쏘지 않으면 우리도 쏘지 않겠다' 라고 친절을 베풀다가 독일군의 한방에 넉아웃 되었듯, '당신들이 레드 라인을 넘지 않으면 우리도 공격하지 않겠다'라고 친절을 베풀다 북한의 한방에 넉아웃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상대가 치명적인 무기를 만들고 있다면 그 즉시 손을 써야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니.. 그야말로 '날 잡아 잡수'다. 이스라엘 같으면 벌써 요절내고도 남았을 일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공포심과 우려심까지도 해소시켜줘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 점에서 '적선미월론(赤線未越論)'은 지도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볼 수 있다.  


태그
기타기능
페이스북 트위터
스크랩 | 신고

댓글[0]

댓글 쓰기

0/600byte
번호 카테고리 제목 작성자 조회 날짜
34017 사회 訪中 중인 대통령에게 바란다 새 게시물 최승달 (cho***) 14 0 0 12.14
34016 사회 소위 민변이라는 것들 새 게시물 정현태 (kud***) 36 4 0 12.14
34015 문화 지구 태양 고도 수직 보구자 지구과학 새 게시물 정선호 (sh4***) 12 0 0 12.14
34014 사회 대학생 여러분 공부하지 말고 운동권에 가입하라 새 게시물 정현태 (kud***) 40 3 0 12.14
34013 사회 법치를 무시하는 한국인들은 그 대가를 받을 것이다 새 게시물 정현태 (kud***) 41 2 0 12.14
34012 사회 틸러슨의 망상과 미국의 거짓말. 새 게시물 조영일 (yc4***) 149 8 1 12.13
34011 사회 ## 놀라운 임수경의 북한행적 새 게시물 이상술 (ssl***) 105 4 8 12.13
34010 사회 시간의 가르침/ 2018년 새해 기원 새 게시물 강규영 (kyk***) 47 1 0 12.13
34009 사회 이명박, 박근혜가 깬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새 게시물 이상술 (ssl***) 49 2 3 12.13
34008 문화 중국 구룡사 16층목탑 영관루의 높이? 새 게시물 백선기 (bsk***) 36 0 0 12.13
34007 사회 미국의 선제공격 시나리오 [1] 새 게시물 김혜심 (dbm***) 269 22 1 12.13
34006 문화 분위기, 느낌 남신웅 (swn***) 65 2 0 12.13
34005 사회 권력의 속성과 본질은 등장하는 인물이 말해준다. 조영일 (yc4***) 188 8 1 12.12
34004 사회 문재인씨 "각별히 유의하세요!" 정현태 (kud***) 230 26 1 12.12
34003 사회 두 사람의 공통점: 공산주의자 정현태 (kud***) 162 16 0 12.12
34002 사회 한 장의 사진 (문재인시진핑) 정현태 (kud***) 177 8 0 12.12
34001 사회 중국에 무시당해도 침묵하는 국민들! [1] 조영일 (yc4***) 288 29 2 12.12
34000 사회 사드의 본질을 모르는 무지하고 무식한 용감성...... 조영일 (yc4***) 191 11 1 12.11
33999 사회 선제타격보다 더 우려스러운 미/북 간의 빅딜 최승달 (cho***) 119 7 0 12.11
33998 사회 진로, 그 올바른 선택. 박천복 (yor***) 69 1 0 12.11
33997 사회 시대가 바뀌었음을 여전히 모르는 지도층 고순철 (ash***) 101 0 0 12.11
33996 사회 문재인씨는 내란죄를 저질렀다 인기게시물 정현태 (kud***) 221 30 0 12.11
33995 사회 한국은 언제나 미국과 함께 해야 한다. 정현태 (kud***) 92 3 0 12.11
33994 사회 fact 북괴는 이미 핵 강국이다. 정현태 (kud***) 70 1 0 12.11
33993 사회 박근혜 전대통령께 죄가 있다면........ 조영일 (yc4***) 130 8 1 12.11
33992 경제 확실한 투자처 민추식 (mcs***) 101 1 0 12.10
33991 사회 주사파들의 대부 문재인의 망상! 조영일 (yc4***) 274 22 0 12.09
33990 경제 상가오피스텔보다는 그래도 아파트 안빈 (int***) 84 0 0 12.09
33989 경제 중도금 무이자 혜택 안빈 (int***) 65 0 0 12.09
33988 사회 ■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 김수복 (kim***) 86 3 0 12.09